지금의 나로선 공감가지 않지만, 부러운 세계의 이야기였다. 읽을 때 들었던 vega 4 - life is beautiful과 아주 잘 어울리는 이야기였다.
어둠이 있기에 빛이 있고, 아픔이 있기에 즐거움이 있고, 갈등이 있기에 사랑이 있다. 그렇다면 나는 이미 충분한 갈등과 증오를 보고 듣고 있는데 다르다 못해 배척받을 정돈데 왜 사랑하지도 즐겁지도 못하나..
참 절묘한 타이밍이 아닐 수 없다. 이러저러한 경험을 하면서 크게 자란 것 중 하나가 방어기제였다. 그래서 이제는 나에게 다가오는 사람들에게 필수적으로 경계를 하게 되는 날 발견하면서 온갖 책, 영화, 드라마, 노래에서 떠들어대는 사랑은 할 수 없을 거라고 생각하던 와중이었다.
갈등 때문에 더 이상 순도 높은 사랑은 할 수 없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이 이야기에선 바로 그 맞서 오는 것들 때문에 사랑이 존재한다고 주장한다. 그럴까? 그랬으면 좋겠다. 그렇다면 나도 사랑을 할 가능성이 생길 테니.
+읽은 직후에 지하철에서 쓴 글이었다. 집에 와서 씻고 생각해보니, 내가 내 상황에만 집중해서 제대로 생각을 못한 듯. 사람들이 끔찍이 달라서 서로를 사랑할 수도, 혐오할 수도 있다. 하지만 갈등과 혐오에서 괴로울지라도, 다른 사람들을 사랑하면서 행복할 거라는 얘기였다.
그래, 괴롭고 우울해도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하면서 버텨야지. 우울하면 피아노를 치고 노래를 부르고 그림을 그려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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