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뭘본거지...?
처음엔 중독에 관한 얘기라고 생각했다.
마약에 대한 중독, 텔레비젼에 대한 중독이 다뤄지는걸 알고 있었기 때문에 그 위주로 봤다.
일단 내가 지금 스마트폰 중독으로 좀 고민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보면 볼수록 음향효과로 드러나는 해학적인 부분이 웃기고 재밌었다. 이렇게 이 사람들이 좆되간다는걸 유머러스하게 표현하네..라고 생각했다
사회의 권력층이 아닌 선량한 시민이 유혹에 약하면 어떻게 되는지를 잘 보여주는 영화였다.
당장 손만뻗으면, 마약만 하면, 텔레비젼만 보면 내가 원하는 모든걸 얻을 수 있는데 왜 안하겠어? 거기다 다른 선택지가 없는 것처럼 보인다면.
다만 해리 골드팝은 다른 길이 분명히 있었다. 마약이 아니라 다른 일을 구할 수 있었을 것이다. 물론 쉬운 길은 아니었지만.
내가 지금 딱 해리의 나이대와 비슷하기 때문에 어느정도는 공감할 수 있었다. 나또한 유혹에 약하고 중독에 쉽게 빠지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사라 골드팝은... 연기 너무 잘한다 진짜 울것같았어.. 나랑 정말 겹치는 부분이 여자인 것 말고는 없었는데도 너무나 그 외로움이 잘 와닿아서 울것같았다.
특히 해리한테 나는 늙었고, 외롭다며 텔레비젼 출연의 의미가 단어 뜻 이상이라는 걸 호소하는 씬은 정말... 해리가 엄마와 헤어져 택시를 타고 가면서 우는데
그 마음이 너무나 이해가 갔다. 나라도 울었을 듯..
사라 골드팝... 사람들의 관심을 받고 싶어서, 스포트라이트의 중심이 되고 싶어서 외로움을 채우고 싶어서 텔레비전에 나가고 싶어하고, 멋진 모습으로 사람들의
사랑이 받고 싶어서 다이어트를 시작한다. 그런데 사라가 중독되어 있는건 텔레비전 뿐만이 아니라 설탕도 포함되어 있어서, 식단 관리에 실패하고 약을 먹는데
이게 흔히 말하는 마약종류여서 인생이 망하기 시작...인생...나는 잘 알아보고 병원에서 주는 약은 처방량 절대 지키고 마약류는 절대 조심해야지...
일단 다이어트는 운동과 식단관리로 해야해... 너무 무섭다...
사라가 점점 약을 과복용하면서 보게되는 환각이 너무나 사라의 욕망, 외로움, 두려움을 잘보여줘서 넋을 잃고 봤다. 사람들에게 사랑받고자 하는 욕구는 대부분의
사람에게 있고, 나에게도 있다. 그래서 그런지 사라가 보는 환각이 너무나 안쓰럽고, 무서웠다. 요지경의 연속..특히 마지막 환각은 정말 장난 아니었다.... 모든 욕구와
악몽이 다 뒤섞이는데 가장 시끄럽고 화려한 방법으로 보여졌다.
그리고 약에 취했을 때 보여주는 위화감의 표현. 으아아아 너무 현실적이었다. 내가 약을 해보진 않았지만 가끔 현실이 현실이 아닌것처럼 느껴지는 위화감을 영화는
포커싱한 인물을 뺀 배경의 슬로우모션, 먹먹한 사운드로 표현하는데 이게 또 너무 잘 맞아서.. 내가 약을 한 기분... 약을 하면 이런 기분일까...?
그리고 마리온..시발 진짜 제일 토할 것같은 연출...시발...나는 그 바닥을 모르지만 정말 있을 법한 전개여서 빡치고 역겨웠다. 시발......마리온..리햅 들어가서 잘 살자...
똥차는 버려.. 넌 희망이 있어 집안이 좀 살잖아 ㅠ 더이상 설명하기도 싫다. 당장 힘없고 돈없는 젊은 여자가 마약중독에 빠지면 어떻게 살게 되는지를 너무 역겨우리만큼
현실적으로 보여줬다. 젊을 때 사랑, 섹스, 마약 에 빠지기 얼마나 쉬운지.. 나라도 마리온의 입장이었으면 장담할 수 없다..저기서 마약만 술로 바꾸면 그렇게 다를바 없었기
때문이다. 물론 지금도 젊지만.ㅎㅎ; 암튼 그런데 마약은 술보다 훨씬 자극적인데다 금단현상이 심했고, 마리온은 견디지 못했고 구렁으로 빠졌다. 아주 끔찍한 방향으로. 이 과정을 보여줌
에 있어 조금이라도 포르노적인 시선이 보였다면 바로 하차했겠지만 아주 끔찍하게 보였으므로... 역겨움을 참고 보았다.
누구냐...흑인...이름을 모르겠다. 비중이 낮았다. 그리고 엄마를 그리워한다는거 빼곤 특별한 사연이 없었지. 그래도 마지막까지 가장 제정신을 유지하긴했다. 마약중독 부작용을
동반자로 감옥에서 평생 썩어나겠지만... 그리고 여자랑 섹스할 때 엄마를 떠올리는 오이디푸스 컴플렉스를 가진 새끼? 좋은 친구였고, 좋은 애인이었지만 자학적인 인생이었다.
나는 내가 요새 핸드폰 중독이 심해서 좀 경각심을 가지려고 이 영화를 택했다. 결과는....결과는..... 현대에 대한 염세적이고 회의적인 태도만이 생겼다.
사람의 외로움이 잘못된 정보와 그걸 제대로 알려주지 않고 광고주의 상품으로써만 대하는 사회가 만났을 때 어떤 결과가 이어지는가. 의사가 사라에게 조금만 더 관심을 가졌더라면?
해리가 사라가 텔레비전에 빠지기 전에 더 잘해줬더라면? 사라가 아들과 남편 이외의 즐거움을 찾았더라면?
이영화의 의의는 뭘까, 사람의 외로움과 중독의 위험함? 현대 사람들의 결핍이 중독과 만났을 때의 위험함?
그래 영상미를 얘기를 안했네. 전체적으로 하얗고 예쁜 색감이었어서 영상이 정말 이뻤다. 내가 좋아하는 생감. 일단 썸네일에 바다를 배경으로 빨간색 원피스가 너무 이뻐서 이 영화를
선택한 것도 있다. 밝고 채도높은 색감에 레드포인트. 내가 환장하는 스타일이다.
텔레비젼, 마약, 빨간 드레스. 해리와 사라가 전혀 다른 인생을 살지만 저 세개의 오브제는 꾸준히 겹친다. 사라는 텔레비전 중독에서 시작해 빨간드레스를 입기위해 마약중독이 되며,
해리는 마약을 하면 빨간 드레스를 입은 마리온의 환각을 본다. 해리의 졸업식에 사라가 입고갔고, 아빠또한 좋아했다고 했으니 행복한 기억의 상징같은 것이라 그런걸까? 그리고 해리가
사라를 매춘하라고 보내버리고 본인은 텔레비젼으로 시간을 때우며 다른남자랑 섹스해 돈을 벌러간 여친을 기다린다. 얼마나...개씹 똥차인가 ㅅㅂ 마리온 정신차려..
텔레비전, 마약 빨간 드레스 모두 자극적이고 이상향을 보여주는 존재이다. 특히 빨간 드레스. 이만큼 화려한 오브제가 있을까
그래서 내가 보고 얻은 것은....뭐지..... 모르겠다. 당장의 욕구를 대리해소하지 말자? 외로우면 사람들을 만나고, 성취감을 가지려고 노력하고, 돈을 벌고 싶으면 직업을 가질것,,,
흑흑 연애하고 싶다고 연애소설 보는건 나쁜거 아니지..? 그래도 커뮤보고 이런건 이제 좀 그만둬야지...사실 이 영화는 이런 교훈이 아니라 사회세태직시에 목적이 있는것 같지만
일단 내가 얻은건 그렇다. 세상이 얼마나 잔인할 수 있는지. 나는 그렇게 살지 않으려면 자극적인것을 그만 쫒자...,,,,,시벌 이런 영화 보는것 자체가 존나 큰 자극아니냐근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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