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3 드링킹, 그 치명적 유혹 "가만히 당신의 감정을 느껴보세요. 혼자 가만히 앉아 있으면 어떤 생각이 듭니까? 가만히 자신의 감정을 느껴보면...." 그가 하고자 한 질문은 이런 게 아니었을까? 당신은 어떤 종류의 사람입니까? 당신은 무얼 두려워하고 무엇에 분노합니까? 다른 어떤 사람도 곁에 없을 때 당신은 누구입니까? 물론 나는 그의 질문에 대답할 수 없었다. . . . 술은 우리가 성숙한 방식으로 A지점에서 B지점으로 이동하기 위해 겪어야 하는 힘겨운 인생 경험을 박탈한다. 간편한 변신을 위해 술을 마신다면, 술을 마시고 자기가 아닌 다른 사람이 된다면, 그리고 이런 일을 날마다 반복한다면 우리가 세상과 맺는 관계는 진흙탕처럼 혼탁해지고 만다. 우리는 방향 감각도 잃고 말 딛고 선 땅에 대한 안정감도 잃는다. 그러다 보면 어느덧.. 2021. 7. 19. 욕구들 - 캐롤라인 냅 집에 오면서 학교에 두고온 캘롤라인 냅의 욕구들의 내용이 생각이 났다. 서문밖에 읽지 않았지만, 캐롤라인 냅은 나보다 20년은 먼저 태어났고 아마도 나보다 더 똑똑하고 이미 죽었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내가 공감가지 않는 내용이 없었다. 나는 중독적으로 핸드폰을 꺼내 내가 사고싶은 것을 찾아보고, 기분이 나쁜날이면 나에게 보상하는 심정으로 맛있는 것을 사간다. 뭔가 부족한 느낌이 드는 날이면 자위를 해 성욕을 채우고 미묘한 죄책감을 느낀다. 나는 무언가를 끊임없이 하면서 욕구를 채우고자하고, 이 과정에서 죄책감을 느낀다. 내 인생의 성취감을 느끼고 영혼의 부족함을 채우고자하는 욕구를 느끼는 대신 매체를 통해 학습된대로 맛있는 음식, 맥주, 예쁜 물건의 소비 등의 '소확행'을 하고자 하는 욕구를 끊임없이 습.. 2021. 7. 9. 순례자들은 왜 돌아오지 않는가 지금의 나로선 공감가지 않지만, 부러운 세계의 이야기였다. 읽을 때 들었던 vega 4 - life is beautiful과 아주 잘 어울리는 이야기였다. 어둠이 있기에 빛이 있고, 아픔이 있기에 즐거움이 있고, 갈등이 있기에 사랑이 있다. 그렇다면 나는 이미 충분한 갈등과 증오를 보고 듣고 있는데 다르다 못해 배척받을 정돈데 왜 사랑하지도 즐겁지도 못하나.. 참 절묘한 타이밍이 아닐 수 없다. 이러저러한 경험을 하면서 크게 자란 것 중 하나가 방어기제였다. 그래서 이제는 나에게 다가오는 사람들에게 필수적으로 경계를 하게 되는 날 발견하면서 온갖 책, 영화, 드라마, 노래에서 떠들어대는 사랑은 할 수 없을 거라고 생각하던 와중이었다. 갈등 때문에 더 이상 순도 높은 사랑은 할 수 없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 2021. 2. 2.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