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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메기

by 밤거미 2022. 3. 9.

인상깊었던 재개발 반대 시위장면. 나중에서야 알게된 사실이지만 어렸을적에 우리집도 재개발구역이 되어 몇년동안 소송하고 싸웠다고 한다.

 

영화속에서 상황들이 가리키는 방향은 모두 희망적인 상황에서 비켜가있다. 재개발은 결국 하게되고 병원에서는 불법촬영이 일어나고 남자친구는 결국 폭력범이었다.

그럼에도 이 모든 상황들이 덤덤하게 흘러가고 (마치 현실처럼) 화자인 메기의 특별한 능력으로 현실고발영화에서와 같은 분위기와는 거리가 있다. 오히려 영화의 분위기는 밝은편이다. 사람들은 어딘가 한 부분이 썌하지만 기본적으로 선량해보이고 유쾌한 분위기가 주로 영화를 이끈다. 나는 이 묘한 분위기가 가장 영화에서 인상깊었다. 

 

인상깊었던 장면은 나조차도 주인공이 너무 전여친의 말만 듣고 남자친구를 쉽게 내치는게 아닌가, 싶을만큼 단호하게 남자친구를 내치는데, 결국 남자친구는 아무렇지도 않은 표정으로 때렸다고 말하는 장면이다. 악의 평범성이 생각하는 대목이었다. 

 

모든 소주제에 따른 에피소드는 "의심"에 관한 것이다. 불법촬영된 엑스레이사진이 본인일지도 모른다는 "의심", 아파서 병원에 못나온다는 사람들의 사유가 모두 거짓일거라는 "의심", 사과를 깎다가 다쳤다는 사람의 말이 거짓일지도 모른다는 "의심", 같이 일하는 동생이 자신의 반지를 훔쳐갔을지도 모른다는 "의심", 남자친구가 전여자친구를 때렸을지도 모른다는 "의심". 이 의심들은 때로는 맞았고 때로는 틀렸다. 메기는 진실들을 꿰뚫고 있고 주인공을 도와준다. 

솔직히 말하면 나는 의심들에 관한 에피소드가 어떤 한 주제를 얘기하고 있는지는 모르겠다. 그저 예쁘지만은 않은 현실을 묘하고 유쾌한 방식으로 그려냈다는 점 이외에는. 영화에서 보여주고 있는 현실은 너무나 내가 지금 경험하고 있는 그것이어서 그다지 감흥이 없었던 건지도 모른다. 지금 청년세대들은 이래! 하는건 현실을 모르는 사람들한테 얘기해야 놀라운 부분이 생기겠지. 

 

대통령 투표날이라 그런가, 착잡하고 현실이 훨씬 희망적이지 못하다. 하.............. 이민가야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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