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Review

로렌스 애니웨이 (Laurence Anyways)

by 밤거미 2022. 1. 30.

사랑에 대한 영화를 평론하는 책에서 이 영화를 처음 알게 되었다. 안 본 영화였기 때문에 즉시 책을 덮고 이 책에서 분석하는 영화들을 다 보고 그 책을 읽기로 했다. 이름하야 '설날 무비나잇'이다.

 

우선 영화에게 궁금한 것 두 가지.

1. 영화에서 물은 어떻게 쓰인걸까?

이 질문은 프레드가 샤워를 하는 장면과 시집을 읽으면서 물이 쏟아지는 장면에서 궁금하게 되었다. 당연히 프레드의 로렌스에 대한 사랑의 감정아니겠어? 하는 생각이 들긴 했는데, 그러기엔 프레드와 헤어지는 장면에서 프레드가 샤워하는 장면이 나온게 잘 이해가 안갔다. 프레드는 로렌스를 아직 사랑하지만 자신의 인생보다는 아니었기에 도망치기를 선택하고, 관계를 끝내버린다. 그 순간 프레드는 로렌스에게서 자기가 사랑에 빠졌던 첫모습을 플래쉬백처럼 빠르게 반추한다. 영화가 끝나고 생각했을 때 이 모습은 프레드가 자기 인생을 택함으로써 잃어버린 것을 보는 시선인 것 같다. 이렇게 생각했을 때, 물은 어쩌면 프레드에 대한 죄책감과 사랑이 합쳐진 복합적인 감정인것 같기도 하다. 

 

2. 로렌스 애니웨이의 애니웨이는 무슨 뜻일까?

로렌스 알리야가 풀네임이다. 나는 모르지만 알리야는 화장실과 비슷한 발음인가보다. 로렌스가 풀 네임을 말하면 다들 화장실?하면서 웃기 때문이다. 영화의 마지막에 프레드가 로렌스의 풀네임을 듣고 로렌스 뭐요?하고 되묻는 장면이 있다. 이 장면 때문일까? 프레드에겐 로렌스의 뒷이름이 뭔지 상관없을 정도로 빠져있었다는 얘기일까?

 

그리고 내가 영화를 보면서 들었던 어디가서 사람들에게 말못할만한 부끄러운 질문들.

로렌스가 남자로써의 삶은 자기가 아닌 다른 누군가의 삶을 훔쳐서 살고 있는 것과 같다는 말을 했다. 여자, 남자로써의 사회적 성역할의 수행이 생식기를 제외하고 그렇게 유전자에 새겨져 있는 건가? 하이힐을 신고, 레이스가 달리고 "여성스러운"몸을 부각하는 꾸미는 옷을 입는 것이 정말 여성의 고유한 것인가? 당연히 아직 사회에는 사회적인 성역할이 아직 고착화되어 있고 여자는 머리가 길고, 치마를 입고, 사탕껍질같은 옷을 입으면서 즐거움을 느끼는 것이 당연시 되고 있다는 것을 안다. 이 모든 것은 "여자"라는 성에 들어있는 것이 아니라 사회화가되면서 교육받는 수행해야 할 역할이 아닌가? 그렇다면 로렌스가 느끼는 성별 불일치는 생식기를 제외하고는 사회적 성역할이 이분화된 사회에서만 생기는 불일치가 아닌가? 아니면 내가 생각한것보다 사회적 성, 젠더의 역할은 공고하고 사실은 젠더는 태어나면서 유전자에 써있는 건가?

 

이영화가 사랑에 대한 이야기 인건 알겠다. 그러나...나는 일단 둘의 사랑에는 잘 공감이 안되고 머릿속에는 게속 젠더에 개념에 대한 질문만 떠오르는 것 어떡함.. 

하지만 중간중간의 물과 로렌스의 자유로움을 나타내는 음악들, 둘이 사랑의 도피를 했을 때 하늘에서 내리던 알록달록한 옷들은 좋았다. 나같이 공감 잘 못하는 사람들에게 시각적으로 둘의 감정을 잘 나타내줘서 이입할 수 있었다. 그리고 마지막의 둘의 재회에서 나눴던 대화가 둘이 왜 좋은 끝을 볼 수 없었는지를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둘의 대화에서 프레드가 했던 말, "땅으로 내려와." 이 말에서 프레드는 현실적이었기 때문에 로렌스와 이뤄질 수 없음을 알게되었다. 프레드는 로렌스가 성전환을 함으로써 가지게 될 위험, 피해등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지쳐버린거다. 로렌스는 너무 힘든 현실, 땅에서는 살 수 없는 사람이다. 그래서 둘은 서로를 사랑함에도 함께 할 수 없었다.

 

사랑보다는 "트렌스젠더"에 초점을 맞춰서 보게 된 것에 아쉬움이 가지만 어디서 본대로 외로운 사랑에게 전하는 화려한 위로같은 영화인것에 공감한다. 둘은 평생 외롭겠지.

'Review' 카테고리의 다른 글

메기  (0) 2022.03.09
아무르 (Amour)  (0) 2022.02.01
러스트 앤 본 (De rouille et d'os)  (0) 2021.12.16
고민  (0) 2021.09.12
철의 여인 (The iron lady)  (0) 2021.09.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