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캬...이런 판타지스럽고도 사랑스러운 스토리를 간만에 본다. 이렇게 나이브하고 잘짜여진 스토리라니..
만족스러운 영화였다. 난 이런 영화스러운 얘기가 좋아!!!! 하이퍼리얼리즘 개나줘. 그걸 바랬으면 다큐멘터리를 봤겠지. 중고등학생때 봤으면 더 좋았을 법한 이야기였다. 왜냐하면 조금 더 나이들어버린 나에게는 유치한 면이 있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탐정의 남부억양, 말투, 심히 비유스러운 대사들. 아주 '전형적인' 탐정의 클리세를 모아놓은 인문이었다. 그래서 소싯적 추리소설 꽤나 즐겨보던 나에게는 조금 억지스러울 정도로. 요새 좀 비교적 현실적인 영화를 많이 봐서 그런가 보다. 연극적인 인물 넘 좋지...
사실은 하나남은 유명한 탐정 말고도 더 판타지스러운 캐릭터는 마리타였다. 친구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자신의 인생을 포기할 수 있는, 아주 판타지스러운 캐릭터. 아, 내가 10살만 어려서 중딩이었어도 이 영화를 이렇게 판타지스럽게 보지 않았을 거다. 세상에 찌들어버린 나에게 치얼스....☆ (약먹는 중이라 맥주못먹는게 아쉽다ㅠ)
또 마리타의 캐릭터만큼이나 비현실적이고 사랑스러웠던 건 마리타와 할런의 관계. 세상에 나는 전말을 영화가 친절하게 알려주기 전까지 둘의 관계를 의심하고 있었다. 미안해 하지만 이렇게 나이브하고 순수한 영화라고 안알려줬잖아... 막장이 차고넘치는 세상인데 내 머리만 어떻게 꽃밭일 수 있겠어. 그러기엔 머릿속에 박힌 막장실화가 너무 인상적인걸. 나이를 뛰어넘는 진정한 우정. 이런건 어렸을 때 청소년 소설에서나 보고 그이후로는 영화에서도 잘 못봤다. 그래 이런 이상적인걸 주기적으로 봐줘야 딱딱하게 굳은 내 이상도 말랑말랑해지고 그러는 거지.
전체적으로 아주 친절한 영화였다. 모든 단서들을 잘 보여줬고 설명도 아주 친절해서 머리아픈 부분없이 편하게 따라가면서 볼 수 있었따. 거의.. 힐링물이라고 봐도 무방할 듯. 최근에 이렇게 권선징악이 뚜렷한 스토리를 소설 웹툰 영화 드라마 통틀어서 본적이 있나? 그러면서도 유치하지 않고 흥미진진하게 재밌게 볼 수 있었다. 가족끼리 보기 좋은 영화 그자체네.. 재미도 있고 자극적은 부분도 없고 주제도 뚜렷하고 사랑스럽고!
이게 바로 상업적인 영화인데... cj감성, 신파를 계속 만들지 말고 이 영화같은 영화를 계속 만드는게 나을지도.. 어떻게 추리물인데 이렇게 사랑스러울 수가. 마리타의 선함이 결국은 마리타를 이기고 악인을 지게 만들다니 세상에 이렇게 뻔한 주제인데 영화가 재밌을 수가? 타이밍이 좋았다. 이런 이야기를 볼때도 됐지. 이런 이상적이고 재밌은 스토리가 필요했다. 왜냐하면 요새 나는 내 이상을 다듬고 있기 때문에.
나이스 타이밍!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뇌리에 가장 남는, 가장 내 마음에 들었던 장면과 대사는 탐정이 워레타와 독대하는 장면에서 하는 권태와 위로의 대사였다. 왜냐하면 공감이 가는 대사였다. 나이가 들수록 재밌는게 없어지고, 사람은 생각보다 주변 사람들에게 관심이 없다. 물론 나를 포함해서. 그래서 점점 필연적으로 외로워지고 감정들은 ,영화에서 말했듯이, 짙어진다. 짙어지고 무거워져서 밑으로 침잠해 본인조차 눈치채지 못하고 묻어두게 된다. 아직 30년도 못살았는데 이러면 나중엔 어떻게 될런지 갑자기 걱정이 되네
영상미에 대해 쓰자면 가장 인상깊었던 칼의자. 너무 이뻐서 탐내고 있었는데 칼이 진짜로 뽑히는 건지도 몰랐네.. 세상에,,, 아무튼 중요 장면에서 칼의자가 배경으로 많이 쓰였는데, 왕자의 게임이 생각나기도 했고 앉는 사람이 간지나 보여서 매우탐났다. 예... 그냥 가지고 싶단 얘기
할런의 자식들의 얘기를 할 수 있지만.. 나는 지금 현실의 비판과 풍자에 대한 얘기를 굳이 해서 내 만족스러운 기분을 흠집내고 싶지 않으므로 간만에 본 만족스러운 영화였다는 문장으로 이 리뷰를 끝낼 것이다. 필요한 타이밍에 적절한 영화를 만났다. 땡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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