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오면서 학교에 두고온 캘롤라인 냅의 욕구들의 내용이 생각이 났다. 서문밖에 읽지 않았지만, 캐롤라인 냅은 나보다 20년은 먼저 태어났고 아마도 나보다 더 똑똑하고 이미 죽었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내가 공감가지 않는 내용이 없었다. 나는 중독적으로 핸드폰을 꺼내 내가 사고싶은 것을 찾아보고, 기분이 나쁜날이면 나에게 보상하는 심정으로 맛있는 것을 사간다. 뭔가 부족한 느낌이 드는 날이면 자위를 해 성욕을 채우고 미묘한 죄책감을 느낀다. 나는 무언가를 끊임없이 하면서 욕구를 채우고자하고, 이 과정에서 죄책감을 느낀다.
내 인생의 성취감을 느끼고 영혼의 부족함을 채우고자하는 욕구를 느끼는 대신 매체를 통해 학습된대로 맛있는 음식, 맥주, 예쁜 물건의 소비 등의 '소확행'을 하고자 하는 욕구를 끊임없이 습관처럼 느낀다. 이런 생각이 들자 나는 그동안 내가 습관처럼 했던 쇼핑, 맥주마시기를 하기가 저어됐다. 눈앞에 사회가 갖다주는 얕은 욕구들에 가려 내가 정말 원해야 하는 것을을 욕망하지 못하는게 아닐까? 그렇다면 내가 정말 원하는 것들을 욕망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할지 생각해봤다. 중독되다시피했던 아이쇼핑을 그만둬야 겠다. 힘든하루에 대한 보상심리로 맥주를 마시는 것을 그만두기로 했다.
그리고 지금처럼 일기를 쓰기로 했다. 이렇게 일기를 쓰는건 내가 그동안 꺼내지 않으려고 애썼던 것을들 억지로 손을 집어넣어 꺼내 눈앞에 가져다 놓는 기분이 든다. 이상한 거부감이 든다. 이런 기분이 들수록 더 해야할 것 같다.
내일도 일기를 쓸 수 있을까? 그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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